드림팀의 완벽한 협력, 수부이식의 새 역사를 쓰다


[수부이식수술] 드림팀의 완벽한 협력, 수부이식의 새 역사를 쓰다


세브란스의 두 번째 수부이식 주인공은 47세의 남성으로, 환자는 2019년 2월 공장에서 사고로 오른쪽 손목이 절단된 후 의수를 착용하고 재활과 적응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의수의 기능과 외관에 만족하지 못했고,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성공한 수부이식 소식을 듣고 세브란스를 직접 찾아왔다.

이식수술과 재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환자는 수부이식팀과 1년여 상담을 진행했고, 마침내 올해 3월 9일 뇌사자의 팔을 이식받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난 현재(2022년 4월 기준), 환자는 혈류 문제나 급성 거부반응 같은 부작용 없이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 수술 직후부터 연결해놓은 힘줄을 이용해 손가락 움직임이 가능했으며,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는 손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3주째부터는 갈퀴손 변형을 막기 위한 특수 맞춤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다 적극적인 손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이식받은 60대 남성은 현재 이식받은 팔로 문을 여닫고 운전을 하고 글씨를 쓰는 등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하는 등 자율신경도 회복됐다.


복합조직의 이식수술, 여러 의료진의 협업은 필수

손·팔은 하나의 장기가 아니라 뼈와 힘줄, 근육, 피부, 신경 등 여러 구조물로 이루어진 복합조직이다. 성공적인 수부이식을 위해서는 공여자로부터 필요한 만큼의 조직을 정확하게 떼어내고 뼈와 인대, 근육, 혈관, 신경을 잘 박리하는 과정, 그리고 손가락과 손목을 펴고 굽히는 힘줄과 뼈를 연결하고, 현미경으로 혈관과 신경을 정밀하게 봉합하는 미세 봉합 과정이 필요하다. 또 이식환자에서 발생하는 면역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한 면역억제제 투여 및 거부반응 모니터링과 적절한 대응 역시 중요하다. 이 전 과정에 수부이식팀 홍종원 교수(성형외과), 최윤락 교수(정형외과), 주동진 교수(이식외과)가 유기적, 입체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부이식 대상자 등록과 수부 장기기증에 힘써주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역할 또한 크다. 환자 내원 시 도와주고 수술 후 이상 발생 시 연락을 도맡는 성형외과 외래간호팀, 수술 후 운동과 재활을 맡는 정형외과 외래간호팀, 홍종원/최윤락 교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수술간호팀, 연세의대 수술해부교육센터의 전폭적인 지원과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이식수술과 수부수술, 장시간 진행되는 재건수술에 특화되어 있는 마취통증의학과와 중환자실, 이식과 수술 후 재건에 익숙한 본관 외과계중환자실, 수술 후 재활을 담당하는 재활의학과 이상철 교수, 거부반응 확진에 중요한 조직검사를 판독하는 병리과 김상겸 · 류향주 교수, 수부이식에 적합한지 환자와 가족의 심리를 판단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정영철 교수, 이식환자의 감염관리를 맡는 감염내과 정수진 교수, 마지막으로 기증자분의 수부 복원을 위한 의수 제작을 담당하는 윤병수 대표가 수부이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에서 수부이식 합법화 후 2021년 1월 첫 번째 수부이식에 이어 올해 3월 두 번째 수부이식에 성공한 것은 이렇게 환자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세브란스병원 여러 의료진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낸 결과다.



수술 전

수부이식 대상자 선정과 관리


수부이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수부이식을 희망하는 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진료를 통해 환자의 손· 팔 손상 내력, 절단된 상태에서 현재까지 지내온 경과, 의수 사용 여부, 환자와 가족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수부이식 대상으로 적합한지 판단한다. 첫 내원 시 환자는 대개 수부이식의 좋은 면만 알고 있기 때문에 수부이식의 국내 상황부터 수술 과정 및 수술 후 경과, 적극적인 재활치료의 필요성, 이식한 손의 기능 회복 정도, 평생 면역억제제 복용의 필요성, 수부이식의 단점까지 자세히 설명한다. 만약 환자가 의수 또는 다이나믹 의수 사용 경험이 없는 경우라면 이를 소개시켜주기도 한다. 또 수부이식에 부적합한 부위가 절단되었거나 남은 부분을 너무 잘 사용하는 경우도 수부이식을 고려하지 않는다.


수부이식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한 이유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진료 후 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환자가 심리적으로 수부이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거쳐 최종 수부이식 대상자로 확정한다. 심장, 폐, 간, 신장 등의 내부 장기와 달리 수부이식은 돌아가신 분의 손이 겉으로 드러나고 이식물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러 단계로 장시간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환자는 수부이식에 대해 자연스럽게 학습하면서 받아들이고 본인 상태를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이식 대상자로 확정되면 이식외과와 장기이식센터에 협진을 요청해 구체적인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대기자들은 2~3개월 간격으로 외래 면담을 유지한다.


수부이식 대상자의 면역학적 검사

이식 전 수부이식 대상자들은 여러 면역학적 검사를 받는다. 물론 혈액형도 맞춰야 하며, 그 외에 인간조직적합항원(HLA), 패널반응항체(PRA) 등 이식 시 기증자와 면역학적으로 큰 충돌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면역학적 검사에서 고감작 환자로 나오는 경우에는 이식 후 거부반응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에 수부이식을 받은 환자는 HLA에 대한 항체가 없었고, 조직형도 절반 이상 맞아 수부이식을 하기에 최적의 면역학적 매칭이었다.

또한 한번 수부이식을 받으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므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어려운 상태, 즉 감염이나 심각한 심폐기능 저하, 혹은 악성종양 등이 있는지도 수술 전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현행법상 수부이식은 수혜자가 등록한 병원에서 발생한 뇌사자에게서만 구득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코디네이터들이 뇌사자가 발생할 때마다 수부기증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기증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내부 장기는 기증하더라도 겉에서 보이는 팔을 기증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기증자의 수부를 직접 보고 적합성 판단

뇌사자 가운데 수부를 기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장기이식센터로부터 연락이 온다. 이때 다른 장기와 달리 수부는 기증이 적합한지를 육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한다. 기존의 수술이나 외상으로 인한 혈관 손상은 없는지, 수부의 굵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가 대기자와 적합한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기증자의 수부와 적합한 대기자가 있을 경우 성형외과팀, 정형외과팀, 수술실, 중환자실, 마취통증의학과, 원무팀 등과 조율해 최종적으로 장기이식센터에 진행 여부를 알린다. 아울러 기증자의 수부 상태를 파악해 수부 적출 후 복원을 위한 의수 제작도 진행한다.




수술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입체적 협력 수술


두 종류의 수술이 동시에 두 개의 수술실에서 진행

수술에서는 피부 절개 및 피판 거상, 피부정맥과 피부감각신경 및 혈관 박리는 성형외과가 담당하고, 힘줄과 근육, 신경, 골 박리는 정형외과에서 맡는다. 이들의 문합도 각각의 영역에서 진행한다. 이러한 구조의 박리와 연결이 뇌사 기증자와 수혜자에서 동일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 종류의 수술이 동시에 두 개의 수술실에서 진행된다. 또한 조직층이 피부-지방-근육-뼈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이를 신경과 혈관이 주행하고 있어서, 같은 수부에서도 박리는 성형외과-정형외과, 연결과 봉합은 정형외과-성형외과 순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수부이식 수술은 의료진이 자기 분야를 넘어 수술 전 과정을 모두 숙지해야 시간 허비 없이 톱니바퀴 돌듯이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다.


수부 구득부터 이식까지 톱니바퀴 돌아가듯

먼저 기증자의 수술이 시작되면 장기이식법에 정해진 적출 순서에 따라 수부를 적출한다. 그리고 동시에 옆 수술실에서 성형외과-정형외과의 순서로 환자의 절단면 박리를 진행한다. 이식할 수부와 연결할 피부, 혈관, 힘줄, 말초신경, 뼈를 각각 분리해 준비하는 것이다. 기증자로부터 구득한 수부 역시 성형외과와 정형외과팀에서 순차적으로 각 조직을 분리해 환자에게 연결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후 본격적인 이식수술이 진행된다. 이식은 본인의 절단된 신체를 접합하는 것과 달라 공여조직의 가용 여부, 상대적인 힘줄의 장력 및 뼈의 길이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정형외과팀에서 환자의 팔에 이식수부가 적절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뼈를 자른 뒤 고정하고, 손을 쥐고 펴

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힘줄을 연결한다. 수부에는 크게 굽히는 힘줄과 펴는 힘줄이 있는데, 어느 한쪽의 장력이 과도하면 텐트가 무너지듯 관절의 구축과 운동에 제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먼저 펴는 힘줄 10여 개를 손목을 20~30도 굽혔을 때 모두 펴지도록 장력을 조절해 연결한다.

이후 성형외과팀이 피부정맥과 동맥 일부를 연결해 이식팔에 혈류가 흐르게 한다. 혈관 연결, 특히 정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는 이식수부의 생존에 결정적이다. 이번 수혜자의 경우, 수부의 중심정맥이 팔꿈치 부위까지 그물망 형태로 지속된 데다가 기증자의 정맥과 내경 차이가 큰 편이었다. 이러한 불안 요소로 인해 통상적으로 1개만 연결하는 피부정맥을 하나 더 찾아 연결하면서 정맥문합에서 지난 1차 수부이식 때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도 했다.

그다음 정형외과팀이 나머지 굽히는 힘줄들과 정중신경, 척골신경 등을 연결하고, 다시 성형외과에서 나머지 동맥과 정맥, 피부신경을 연결한 뒤 마지막으로 혈류가 원활한지 피부 상태를 평가하면서 피부를 봉합한다.


수술 후

손의 기능 회복과 거부반응 관리


수부이식의 최종 성공은 손의 기능 회복

수술 후 첫 일주일은 이식수부의 혈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성형외과의 집중 관리가 이루어진다. 이후 점차 혈류가 안정되면 정형외과의 관리 감독하에 조심스럽게 손 재활운동을 시작한다. 상처가 다 아물면 내재근 마비에 의한 갈퀴손 변형을 막기 위해 약 3개월간 특수 맞춤 보조기를 착용하고 보다 적극적인 손 재활을 진행한다.

말초신경은 최소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이식받은 손에 감각이 없다. 이로 인해 상처가 발생해도 인지하지 못해 악화되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9개월 정도 지나면 감각신경이 재생되어 감각을 느낄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자율신경계가 회복되어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해 이식한 손의 자가관리가 좀 더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부반응과 감염 사이에서 균형 맞추기

수부이식 같은 복합조직이식은 일반적인 장기와 달리 여러 조직의 면역학적 반응이 달라 좀 더 세밀한 면역억제제 투여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식 후 6개월 이내에는 급성 거부반응이 잘 생길수 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항체의 생성으로 인한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이나 만성 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면역억제제 복용과 면역억제제의 혈중 농도를 체크하면서 환자의 면역 상태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

이식환자들은 거부반응과 감염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면역억제제가 과도하게 들어가면 거부반응의 가능성은 줄어들지만, 감염의 위험이나 면역억제제 자체의 독성에 의해 손해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면역억제제를 너무 적게 사용하면, 이식받은 팔의 거부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 환자의 순응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간혹 면역억제제 복용을 소홀히 해서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빼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만성 거부반응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모든 장기이식에 있어서 면역억제제와 관련된 과제는 면역억제제를 먹지 않고도 이식장기를 유지하는 면역관용이다. 이를 위해 신장이식 분야에서는 기증자의 골수를 같이 이식하거나 면역관용세포를 주입하는 등의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뇌사자 이식을 전제로 하는 수부이식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지만,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중단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재 이를 위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홍종원 교수(성형외과)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복합조직동종이식팀장으로, 수술 과정에서는 이식수부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혈관, 그리고 연부조직과 신경을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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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락 교수(정형외과)

이식받은 손이 제 기능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뼈와 인대, 근육, 힘줄, 신경의 박리와 연결을 담당한다.

또한 수술 후 수부의 기능 회복 및 재활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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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진 교수(이식외과)

풍부한 간이식수술 경험을 살려 수부이식 환자의 이식 전후 면역억제 관련 모니터링과 약물 투여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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