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리포트] 디스크인 줄 알았는데 척추관협착증? 증상부터 치료까지
- 작성일 : 2026년 9월 30일
- 진료과 : 신경외과
- 의료진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박정윤 교수
허리가 아프고 다리까지 저리면 흔히 ‘허리디스크’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오래 서 있거나 걸을수록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가 앉아서 쉬면 다시 좋아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되는 질환입니다. 주로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다리의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걷다 쉬기를 반복한다면 ‘신경성 간헐적 파행’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신경성 간헐적 파행’입니다.
처음에는 허리가 아프면서 엉덩이나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 통증과 저림이 점차 심해져 걷기 어려워지고, 잠시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쉬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엉덩이와 다리가 아프거나 저림
- 다리가 터질 것처럼 당기거나 시리고 무거운 느낌
- 다리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호전됨
- 다시 걸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됨
이러한 증상은 요추 척추관협착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2. 척추관은 왜 좁아질까?
척추관은 척추뼈 안쪽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이 공간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와 관련됩니다.
디스크가 퇴행하고 척추뼈나 후관절이 두꺼워지며, 척추관 주변의 인대 역시 비후되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점차 좁아질 수 있습니다. 척추뼈가 앞쪽으로 미끄러지는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무엇이 다를까?
두 질환 모두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나 저림을 유발할 수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허리디스크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특정 신경을 압박하면서 한쪽 다리를 따라 통증이나 저림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에서는 서 있거나 걸을 때 양쪽 또는 한쪽 다리에 통증과 저림이 심해지고,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완전히 구분하기는 어렵고,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진찰과 영상검사가 필요합니다.
4. 척추관협착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척추관협착증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신경학적 진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얼마나 오래 걸으면 증상이 생기는지, 앉거나 허리를 굽혔을 때 좋아지는지 등을 자세히 확인합니다.
필요에 따라 다음과 같은 영상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 X선 촬영 : 척추뼈의 퇴행성 변화나 척추전방전위증, 척추 정렬 등을 확인합니다.
- MRI 검사 : 척추관과 신경, 디스크, 인대 등 연부조직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어 신경 압박의 위치와 정도를 평가하는 데 가장 유용한 검사입니다.
- CT 검사 : 뼈의 구조와 골극, 관절의 퇴행성 변화 등을 자세히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MRI를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 CT 또는 CT 척수조영술을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에서 척추관이 좁아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검사 결과만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환자의 증상과 신경학적 상태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초기에는 수술보다 보존적 치료부터
증상이 심하지 않고 뚜렷한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면 우선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 약물치료 : 통증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진통·소염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운동 및 재활치료 : 허리와 복부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신체 기능과 보행 능력을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 생활습관 관리 : 증상을 악화시키는 자세나 활동을 조절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유지합니다.
- 주사치료 :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경막외 주사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효과와 지속기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상당 기간 침상 안정을 권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누워 있기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향입니다. 운동과 물리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가 경증 및 중등도 환자의 초기 치료로 권고됩니다.
6. 언제 수술을 고려할까?
약물이나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과 보행장애가 지속되고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되거나, 다리 근력 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진행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의 기본 목적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눌린 신경을 충분히 풀어주는 ‘감압’입니다.
- 감압술 : 신경을 압박하는 뼈나 인대 등을 제거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넓힙니다.
- 내시경 감압수술 : 환자와 병변에 따라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적 감압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척추융합술 : 척추전방전위증이나 뚜렷한 척추불안정증이 동반된 경우 감압과 함께 기구를 이용해 척추를 고정하는 융합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모든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융합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척추의 불안정성, 협착의 위치와 정도, 환자의 연령과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압술만 시행할지 융합술을 함께 시행할지 결정합니다.
7.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미루지 마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반복되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경우
- 쉬어도 허리나 다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되는 경우
-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거나 저려 자주 쉬어야 하는 경우
-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떨어지는 등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 경우
특히 다리의 마비가 갑자기 진행하거나 대소변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신경이 심하게 압박된 응급상황일 수 있으므로 신속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심한 신경 압박을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8. 전문의 한마디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걸을수록 다리가 아프고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좋아지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영상에서 협착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의 정도와 신경학적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부터 감압수술, 척추융합술까지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다리 근력이 떨어지거나 대소변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