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Cerebral infarction 


  •  뇌경색이란?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영양분과 산소를 포함한 혈액이 뇌에 공급되지 않으면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으로, ‘허혈성 뇌졸중’이라고도 부릅니다. 뇌졸중(stroke)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모두 아우르는 질환명으로, 최근에는 뇌경색:뇌출혈=8:2 정도로 뇌경색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뇌경색의 증상 

팔다리 마비, 발음 이상,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지만, 모두 ‘갑자기’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뇌세포는 매우 연약해서 뇌혈관이 막히는 순간부터 1분에 200만 개의 신경세포들이 죽어갑니다. 또 다른 기관과 달리 뇌세포는 기능을 상실하면 팔다리 마비, 발음 이상 등 눈에 보이는 증세가 바로 나타납니다. 발전소에서 집으로 연결되는 전선이 중간에 끊어지면 정전이 되면서 집안의 전기 공급이 순식간에 중단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가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다.
- 갑자기 발음이 어둔하거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
- 갑자기 주위가 뱅뱅 도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거나,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린다.
- 갑자기 한쪽이 흐리게 보이거나, 잘 안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인다.
-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거나, 의식이 떨어져서 깨우기 힘들다.


  •  뇌경색의 원인과 위험인자 

뇌경색의 원인으로는 동맥경화, 혈전, 작은동맥 막힘, 동맥박리, 응고장애 등이 있습니다. 흔히 뇌심혈관질환의 원인으로 떠올리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흡연, 운동 부족 등은 뇌경색의 직접적 원인이라기보다는 위험인자에 속합니다. 위험인자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뇌경색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 고혈압: 뇌경색의 가장 큰 위험인자로,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일어나 뇌경색 발병 위험이 크게 4배까지 증가합니다. 반대로 혈압이 잘 조절되면 뇌경색 위험률을 4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 당뇨병: 혈당이 높으면 피가 끈적해지면서 뇌경색 위험이 2배까지 높아집니다.
- 고지혈증: 뇌경색 위험을 2배 증가시킵니다. 고지혈증 치료제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스타틴 계열의 약물은 동맥경화를 안정시키고 심근경색을 예방하며 뇌경색 위험을 20-3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뇌경색을 포함한 뇌심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관계 없이 스타틴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 흡연: 담배를 피우는 순간 혈전이 생성되어 순간적으로 뇌경색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음주: 매일 술을 마시면 뇌경색 위험은 약 1.6배 증가합니다. 특히 젊은 뇌경색 환자는 폭음과 연관이 많습니다. 과도한 음주는 혈액의 점성을 높이고 뇌혈류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  뇌경색의 진단 

CT, MRI, 혈관조영술 등을 시행해서 뇌경색 여부와 정도, 위치 등을 확인합니다.


  •  뇌경색의 치료 

사실 뇌경색이 발생했을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전혀 없습니다. 간혹 아스피린이나 청심환을 먹는다든지 손을 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행위는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어 뇌세포 손상을 심화시키고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합니다.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딱 하나, 1분 1초라도 빨리 병원에 가는 것입니다. 집에 위험인자를 다수 가진 사람이 있다면, 평소 혈전용해치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119를 이용하든 응급진료센터로 직접 찾아가든 1분 1초라도 빨리 전문 의료진에게 응급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뇌경색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회복되더라도 전체 환자의 25% 정도가 장애를 갖게 될 만큼 무서운 병입니다. 주로 급성기에 나타났던 증상들이 그대로 남아 편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등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이 나타난 급성기에 신속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정상 뇌세포가 손상된 기능을 더 많이 대체할 수 있도록 조기에 재활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각 장애 유형에 따라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등 다양한 재활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잘 회복되더라도 전체 환자의 5-20%에서 뇌경색이 재발하며, 재발하면 새로운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전문의에게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남효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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